리터급 배달의 매력과 현실, 아프리카 트윈으로 5개월 타본 후기

리터급 배달의 매력과 현실, 아프리카 트윈으로 5개월 타본 후기

“쿼터로는 부족해” 리터급을 선택한 이유

처음엔 쿼터스쿠터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큰 배기량을 원하게 되더라고요. 특히 750cc까지는 ‘영업용’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, 리터급에 오면 그런 말조차 안 나오는 게 묘한 재미였습니다. 아프리카 트윈 ES를 선택한 건 DCT와 전자식 서스펜션 덕분이죠. 1084cc에 105마력 출력은 리터급 치고는 낮은 편이지만, 고토크에 저RPM이라 엔진 내구성이 장점이에요.

리터급 배달1

24리터 기름통의 위엄, 그리고 현실

처음 바이크를 마주했을 때 24리터 기름통의 앞빵에 압도당했어요. ‘이걸로 시내 주행이 가능할까?’ 싶을 정도로 크죠. 무게 250kg에 시트고 860mm라 코어 힘 약하면 세우는 것조차 버거워요. 골목길은 아예 포기하고 경계석을 넘는 게 나을 때가 많습니다. 유턴할 땐 항상 긴장되는데, 스쿠터처럼 휙 돌리다가는 큰일 나요.

리터급 배달의 진짜 비용

– 에어필터 2개에 20만원
– 엔진오일 4리터(자동차 수준)
– 브레이크 패드 공임 포함 23만원
– 점화플러그 4개에 20만원
– 타이어 한 쪽에 30만원

기름값은 풀주유시 38,000원, 평균 이틀에 15,000원 정도 나갑니다. 시내에서 리터당 12km 나오는 건 의외의 수확이었죠.

“일보다 투어가 먼저” 오는 낭만병

가장 큰 장점은 배달이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는 거예요. 70km/h로 방지턱을 넘고, 인도 경계석을 가볍게 내려오는 맛이 중독성 있습니다. 하지만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에요. 스쿠터로 10시간 일할 때와 비교하면 7-8시간만 해도 퇴근각이 나옵니다. 라이딩 기어까지 포함하면 여름 낮에는 탈 엄두도 안 나고요. 결국 이 바이크는 ‘부업 + 낭만’ 조합일 때 가장 잘 어울립니다.

750cc vs 리터급, 고민하는 분들에게

750cc까지는 전업으로도 가능한 영역이에요. 하지만 리터급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. NT1100을 눈여겨보시는 분들도 있는데, 750cc보다 날렵하지 못하고 기름도 더 먹고 무겁습니다. 처음엔 시간당 배달 건수도 확 줄어들 거예요. 그래서 말하고 싶은 건, 리터급은 ‘영업용’이 아니라 ‘낭만용’이라는 사실. 골드윙으로 배달하는 꿈을 꾸며 하루하루 흑풍과 함께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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